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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위한 기록

개선문2(민음사 세계문학전집) -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1권에 이어 2권 중 괜찮다고 생각한 몇 부분 소개하겠습니다.

1. 예전과 똑같아. 점점 더 어려워져. 그뿐이야. 국경은 훨씬 더 살벌하게 지키고 있어. 한번은 스위스 쪽에서, 또 한번은 프랑스 쪽에서 체포됐었어."

2. "당신이 여기서 뭘 하는 거예요? 다시 붙잡힐 수도 있어요. 이젠 사정을 알아요. 이번엔 육 개월 징역이에요. 달아나야 해요! 당신이 파리에 있는 줄 몰랐어요! 다시는 안 돌아올 거라 생각했어요/"

3. 라비크는 친척도 위장도 없는 사내를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그는 거기 누워 있었다. 얼굴은 지난 한 시간 동안, 삼십오년의 평생 동안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을 정도로 심하게 변해 있었다. 마지막 숨결 그대로 굳어 버린 경련으로부터, 죽음의 엄격한 표정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우연한 요소는 녹아 없어지고 임종의 표정도 씻겨 나갔으며, 말없는 가운데 어느새, 일그러진 평균적인 얼굴로부터 영원의 마스크가 형성 되고 있었다.

4. 여자가 간다. 간다. 이미 문간까지 갔다. 라비크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용솟음쳤다. 여자는 간다. 간다. 그는 후다닥 몸을 일으켰다. 별안간 견딜 수 없었다. 모든 게 그럴 수 없었다. 하룻밤만 더, 하룻밤만 다시 한 번 잠든 여자의 얼굴을 이 어깨 옆에 두고 싶다. 싸우는 건 내일이라도 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여자의 숨결을 내 곁에서 느끼고 싶다. 허물어지면서도 다시 한 번 부드러운 환영과 달콤한 기만을 맛보고 싶다.

5. 시체는 축 늘어져 있었다. 시체를 구덩이 있는 곳까지 끌고와 옷을 찢어 벗기고는 한군데로 모았다. 생각보다는 간단했다. 발가벗긴 시체를 눕혀 놓은 채, 옷을 차 트렁크에 집어넣고는 차를 원래 위치로 몰고 갔다. 차 문과 트렁크를 잠그고 해머를 꺼냈다. 혹시 시체가 발견되더라도, 신원이 누군지 모르게 해 놓고 싶었다.

6. "나는 실은 나와 아무 상관도 없는 인간들을 몇십 명 죽이고도 훈장을 받았었네. 그들을 정정당당한 전투에서 죽인 것도 아니었지. 몰래 숨어 들어

가 잠복해있다가, 아무 낌새도 못 차리는 사람들을 뒤에서 죽였던 거야. 전쟁이란 그런 것이었고, 그게 명예였지."

7. 모든 것은 그대로 좋았다. 과거에 있었던 일도, 닥쳐오는 일도 그 자체로 충분했다. 그것이 최후라고 하더라도 좋았다. 그는 한 인간을 사랑했고, 그 인간을 잃었다. 그는 또한 한 인간을 미워했고, 그 인간을 죽였다. 두 인간이 다 그를 해방해 주었다. 한 사람은 그의 감정을 다시 살아나게 했고, 다른 한 사람은 그의 과거를 씻어 주었다.강해지기만 할 뿐 결고 부서지지는 않는다는 그런 기대 없이, 인간은 시작하는 것이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문학챙 중 하나입니다. 읽으면 너무 외로움과 고독함이 느껴집니다. 그 동시에 사랑의 감정 또한 느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무도 없는 나라에서 사랑하는 여자와 단둘이 살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이 그거와 내용이 좀 비슷해서 더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전에 생각했던 욕구가 더욱 더 끌어올랐습니다. 앞으로도 몇번 더 읽어보고 싶은 소설입니다. 영화로 나와도 손색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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