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아릅답다고 느낀 소설입니다. 주인공 시마무라는 무위도식하며 여행을 다닙니다. 그러던 도중 고마코와 요코를 만납니다. 니카타 현의 온천 마을을 무대로 펼쳐지는 세 사람의 정염과 미묘한 감정 변화를 그린 <<설국>>은 알므다운 자연과 유한한 인간 존재, 정열과 허무 사이의 대비가 돋보이는 일본 최고의 서정 소설입니다. 읽으며 괜찮다고 생각하는 몇 부분 소개하겠습니다.
1. 벌써 저렇게 추워졌나 하고 시마무라가 밖을 내다보니, 철도의 관사인 듯한 가건물이 산기슭에 을씨년스럽게 흩어져 있을 뿐, 하얀 눈 빛은 거기까지 채 닿기도 전에 어둠에 삼켜지고 있었다.
2. 그녀의 얼굴에 등불이 켜졌다. 이 거울의 영상은 창밖의 등불을 끌 만큼 강하지는 않았다. 등불도 영상을 지우지는 못했다. 그렇게 등불은 그녀의 얼굴을 흘러 지나갔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을 빛으로 환히 밝혀주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을 빛으로 환히 밝혀주는 것은 아니었다.
3. 사방의 눈 얼어붙는 소리가 땅속 깊숙이 울릴 듯한 매서운 밤 풍경이었다. 달은 없었다. 거짓말처럼 맑은 별은, 올려다보노라니 허무한 속도로 떨어져 내리고 있다고 생각될 만큼 선명하게 도드라져 있었다. 별무리가 바로 눈앞에 가득 차면서 하늘은 마침내 머언 밤의 색깔로 깊어졌다. 서로 중첩된 국경의 산들은 잿빛으로 그리며 별 가득한 하늘 한 자락에 무게를 드리우고 있었다. 모든 것이 맑고 차분한 조화를 이루었다.
4. 열아홉이나 스무 살 먹은 시골 게이샤의 샤미센쯤이야 들어보나 마나 뻔하다, 객실인데도 마치 무대에 선 것처럼 켜고 있질 않나, 객실인데도 마치 무대에 선 것처럼 켜고 있질 않나, 나 자신이 산에서 느끼는 감상에 불과하다, 라고 시마무라는 생각하려 애썼다. 고마코는 이부러 구절을 단조롭게 읽어내리기도 하고, 여기는 천천히, 성가시다며 건너뛰기도 했다.
5. 고마코는 갑자기 숨이 차, 시마무레에게 허청거리며 기댔다.
"눈이 시려서 눈물이 나요"
뺨이 달아오르는데 눈만은 차갑다. 시마무라도 눈꺼풀이 젖었다. 깜박거리자 은하수가 눈에 가득 찼다. 시마무라는 흘러내릴 듯한 눈물을 참으며
"매일 밤 이런 은하수인가?"
"은하수? 예뻐요. 매일 밤은 아니겠죠. 아주 맑네요"
은하수는 두 사람이 달려온 뒤에서 앞으로 흘러내려 고마코의 얼굴이 은하수에 비추어지는 듯했다.
6. 정없이 울부짖는 고마코에게 다가가려다, 시마무라는 고마코로부터 요코를 받아 안으려는 사내들에 떼밀려 휘청거렸다. 요코를 받아 안으려는 사내들에 떼밀려 휘청거렸다. 발에 힘을 주며 올려다본 순간, 쏴아 하고 은하수가 시마무라 안으로 흘러드는 듯했다.
배경 묘사가 정말 뛰어난 소설입니다. 하얀 눈이 쌓인 아름다운 일본 시골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인물들의 감정 묘사 또한 뛰어납니다. 한 남자와 두 여자 사이의 뜨거우면서 아련한 감정 또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도 소설에 나오는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꿈과 같은 곳입니다. 마음속에 평생 담아두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소설이고, 몸이 힘들고 마음이 삭막할 때 읽으면 정말 선물과 같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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