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2(민음사 세계문학전집) - 잭 케루악

그녀에게 총을 주고 나르 죽이라고 말했지. 메릴루는 아주 오랫동안 손에 총을 들고 있었어. 물러나서 망설여야 했지. 한 시간 뒤 되돌아와 억지로 밀고 들어갔더니 메릴루 혼자였어 그녀는 원하지 않았어. 나는 우리 둘 중 하나가 죽어야 한다고 말했지. 그녀는 아니라고 말했어. 내가 머리를 쿵쿵 벽에다 박았지. 아, 정말 난 제정신이 아니었어. 그녀가 말해 줄 거야. 나를 말로 설득해서 빠져나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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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곧바로 간선 고속도로로 돌아왔다. 그날 밤 네브래스카 주 전체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을 보았다. 화살 같은 길을, 잠든 거리를, 차 한 대 보이지 않는 길을 시속 177키로미터로 계속 달리자, 유니언 퍼시픽 철도의 유선형 열차가 달빛을 받으며 우리 뒤로 사라져 갔다. 그날 밤은 전혀 무섭지 않았다. 시속 177킬로미터는 적법이었고, 이야기를 하면서, 네브래스카의 마을을 꿈같은 속도로 스쳐 지나갔다. 멋진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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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온 딘은 지갑을 꺼내 헛기침을 하며 워싱턴에서 속도위반 딱지를 받았을 때 빚졌던 15달러를 이모에게 건넸다. 이모는 무척 놀라며 기뻐했다. 우리는 근사한 저녁 식사를 했다. "있지 딘." 이모가 말했다. "곧 태어날 새 아기를 잘 돌보렴. 그리고 이번 겨혼은 계속 유지하길 바라. 부탁이야. "그래 그래요, 그래요." "아기가 있으면 그렇게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없어. 저 불쌍한 작은 것들이 의지할 데가 없어지잖니. 살아갈 기회를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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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계속 달렸다. 밤의 드넓은 평원 건너편에 첫 번째 텍사스 마을 달하트가 보였다. 1947년에 지나갔었는데, 지금은 80킬로미터 앞 대지의 어두운 바닥 위에서 반짝이고 있다. 달빛에 비추인 땅은 메스키트가 자라는 황무지였다. 지평선에 달이 떠 있었다. 그것은 둥글어지고 뚱뚱해지고, 커다래지고, 노래지고, 부드러워져 굴러가다가 이윽고 샛별에게 자리를 양보했고, 그러자 유리창에 이슬이 날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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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내가 운전대를 잡고 몽상에 잠겨 운전하면서, 덥고 평탄한 늪지로 이루어진 시골 리나레스를 통과하고 이달고 근처의 김이 올라오는 리소 소토 라 마니라를 갈로질러 계속 나아갔다. 푸른 작물이 길게 늘어선 들판이 있는, 거대하고 푸륵푸륵한 정글 계곡이 앞에 열렸따. 사람들 무리가 좁은 구식 다리에서 우리를 쳐다보며 지나쳐갔다. 뜨거운 강이 흘렀다. 친구들은 잠들었고, 나 혼자 운전대를 잡고 영원 속에 있고, 도로는 화살처럼 곧바로 뻗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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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에서는 저녁 별빛이 점점 흐릿해지며 남은 빛을 뿌리고, 이윽고 완전한 밤이 다가와 대지를 축복하고, 모든 강을 검게 물들이고, 산꼭대기를 뒤덮고, 마지막 해변을 껴안을 것이다. 누구도, 누구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한다. 버려진 누더기처럼 늙어가는 것밖에 알지 못한다. 그럴 때 나는 딘 모리아티를 생각한다. 끝내 찾아내지 못했던 아버지, 늙은 딘 모리아티도 생각하면서, 딘 모리아티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