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드리드, 태평양의 끝 - 미셸 투르니에
<<방드리드, 태평양의 끝>>은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미셸 투르니에가 다시 쓴 책이다. 하지만 <<로빈슨 크루소>>의 내용과는 다르다. 이 책 속의 로빈슨은 무인도에 표류한다. 그리고 농사도 짓고 가축을 세우며 무인도의 생활을 살아갑니다. 그러다 흑인 방드리드를 구해주고 방드리드와 갈등도 겪으며 살아가는 과정을 그린 책입니다. 책을 읽으며 괜찮은 몇 부분 소개하겠습니다.
1. 파도가 한 줄기 밀려와 젖은 모래톱 위로 흐르면서 모래에 얼굴을 묻은 채 늘어져 누운 로빈슨의 두 발을 핥았다. 아직 반쯤 무의식 상태인 채 그는 몸을 일으켜 세워 해변 쪽으로 몇 미터 기어갔다. 그러고는 몸을 등 쪽으로 돌려 누웠다. 검고 흰 갈매기들이 신음 소리를 내면서 푸르스름한 하늘을 빙빙 돌며 날고 있었다. 하늘에 실처럼 풀리면서 동쪽으로 늘어져 퍼지는 희끄무레한 구름 한 점이 지난밤의 폭풍 후에 남은 전부였다.
2. 그는 먹을 것을 얻기 위한 노력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조개, 쇠비름 잎사귀, 고사리 뿌리, 코코아 씨, 양배추, 양자 순, 장과, 새알이나 거북알 등 손에 들어오는 것이면 아무 때나 먹었다.
3. 그 이튿날로 당장 로빈슨은 도량형기 표준국의 기초를 닦기 시작했다.
4. 성채에 다가가면서 로빈슨은 아라우칸 족이 발가벗은 채 텐과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그 야만인이, 그리고 또 개와 그 녀석 사이에 생기기 시작하는 듯한 친밀감이 그의 신경에 거슬렸다.
5. 로빈슨과 방드리드 사이의 관계는 깊고 인간적인 것이 되었지만 동시에 까다로워지기도 했다. 두 사람 사이가 전적으로 원만하기만 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전에는ㅡ폭발 사건이 있기 전에는ㅡ 그들 사이에 실제로 다툼 같은 것이 잇을 수는 없었다.
6. 로빈슨이 주인이었으니 방드리드는 그저 복종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방드르디가 자유로운 신분이 되어 로빈슨과 동등해진 이상, 이제 그들은 서로 성을내며 다툴 수 있었다.
7. 북쪽에는 하얀 점 하나가 수평선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었다. 로빈슨은 그 방향으로 팔을 들어 보였다. "잘 봐라. 아마 다시는 저걸 보지 못하게 될 거야. 스페란차 근해에 떠가는 배를 말이야."
단순히 조난당한 소설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철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로빈슨 크루소를 미셸만의 방법으로 다시 써서 로빈슨 크루소와 어떻게 다를까 비교하며 읽어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로빈슨 크루소와는 다른 결말이 와서 더욱더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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