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작가님의 단편소설 전집 중 2번째 책입니다. 이 단편전집은 겨울 나들이, 저렇게 많이!, 어떤 야만, 포말의 집, 배반의 여름, 조그만 체험기, 흑과부, 돌아온 땅, 상, 꼭두각시의 꿈, 여인들,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 낙토의 아이들, 집 보기는 그렇게 끝났다, 꿈과 같이, 공항에서 만난 사람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읽으며 괜찮다고 생각한 몇 부분 소개하겠습니다.
1. "어머님은 그저 모른다고만 그러세요. 세상 없는 사람이 물어도 아범 있는 곳은 그저 모른다고 그러셔야 돼요. 난리 나던 날 집 나가고 나선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고 딱 잡아떼셔야 돼요. 입 한번 잘못 놀려 사람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세상이에요. 이쁜이 할머니가 물어도, 개똥이 할머니가 물어도 그저 모른다고 그러셔야 돼요. 아무도 믿으시면 안 된다구요." - 겨울 나들이
2. 나는 요새 봇짱의 비명과 철이 엄마의 싱싱한 욕설 덕분에 변비로부터 놓여나 쾌변을 즐기지만, 철이 엄마가 하루속히 봇짱을 다스릴 수 있기를, 스스로 다스릴 수 있기를, 그래서 네가 조용해질 날을 기다린다 - 어떤 야만
3. 아버지가 나를 풀 속으로 팽개쳤을 때 허우적대다 땅바닥을 딛기까지는 순간이었고, 아버지가 자신의 우상을 스스로 깨드리고 나를 자동문 밖으로 팽개쳤을 때 허우적대다가 설 자리를 찾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 홀로 늠름해지기란, 아, 아 그건 얼마나 고되고도 고독한 작업이 될 것인가. 나는 고독했다. 아버지의 낄낄낄이 내 고독을 더욱 모질게 채찍질했다. - 배반의 여름
4. 포장 같은 건 그리 중요한게 못 된다. 중요한 건 내가 포장 속에 들은 것의 진짜 모습을 보았다는 데 있다. - 집 보기는 그렇게 끝났다.
5. "모르는 사람들은 양놈하고 살면 호강하는 줄 알아도 그렇지도 않아요. 양놈 중에도 별의별 악질이 있답니다. 사흘들이로 계집 패는 놈이 없나, 주사 부리는 놈이 없나, 노림꾼이 없나, 난봉꾼이 없나. 우리 이층 여편네는 그래도 제가 때리긴 해도 매는 안맞아요" - 공항에서 만난 사람
너무 좋은 소설입니다. 당시대의 우리나라 상황을 아는데 좋은 소설입니다. 그리고 그때 사람들의 생각과 고난을 알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와닿은 소설이었습니다.
'성장을 위한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세이세계사4 근대 - 백산서당 편집부 (0) | 2020.05.15 |
---|---|
에세이 세계사3 중세 - 백산서당편집부 (0) | 2020.05.15 |
에세이 세계사2 고대 - 백산서당편집부 (0) | 2020.05.15 |
에세히 세계사1 인류의 탄생 - 백산서당 편집부 (0) | 2020.05.15 |
베트남의 정해진 미래(베트남의 미래, 인구를 알아야 기회가 보인다) - 조영태, 쩐 밍 뚜언, 응우옌 쑤언 (0) | 2020.05.15 |
무기여 잘 있어라(민음사 세계문학전집) - 어니스트 헤밍웨이 (0) | 2020.05.15 |
마인드셋(원하는 것을 이루는 '태도의 힘'/스탠퍼드 인간 성장 프로젝트) - 캐럴 드웩 (0) | 2020.05.15 |
한국인 눈으로 본 태평양 전쟁2(미군과 일본군의 치열한 전쟁) - 심은식 (0) | 2020.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