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가 9일에 걸쳐 공성 공사를 절반가량 끝마쳤을 때 집정관들과 첫 번째 병력을 싣고 디카리움에 당도했던 배들이 브룬디시움 항으로 되돌아왔다. 폼페이우스는 즉시 이탈리아로 떠날 준비를 했다. 카이사르의 공격 태세에 불안감을 느꼈거나 혹은 처음부터 이날리아를 떠날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철수를 준비하는 동안 폼페이우스는 카이사르의 공겨을 막고 그의 병력이 도시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성문들을 봉쇄하고 모든 길목에 차단물을 설치했으며, 도로 곳곳에 호를 파고 그 속에 날카로운 말뚝과 잔가지들을 박은 후 표면을 흙으로 평평하게 덮었다.
카이사르는 모든 작전을 완료한 후 주변 도시들에 군대를 배치해 남은 기간 동안 휴식을 취하게 하고 자신은 로마로 향했다. 카이사르는 원로원 회의를 소집하고 그의 적들이 저지른 부당한 행위를 하나하나 설명했다. 그는 어떤 특권도 요구한 적이 없으며, 차기 집정관 선거에 출마하기까지 법으로 정해진 기간에 모든 시민에게 주어진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려 했을 뿐이라고 선언했다.
폼페이우스 군대가 사용한 전투 방식은 초반에 맹렬한 공격으로 기선을 잡고 고지를 점령하는 것이었다. 병사들은 대오를 유지하는 데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산개 대형으로 싸웠다. 따라서 패배하게 되면 그들은 수치심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퇴각하기에 바빴다 폼페이우스 병사들은 루시타니아족과 그밖의 야만인 부족들과 전쟁을 치르면서 이런 방식에 익숙해져 버렸다.
포위망의 오른쪽 부분을 맡고 있던 아군 군단병들은 성벽 가까이에 벽돌로 탑을 쌓아 일종의 요새이자 은신처로 이용하면 적의 잦은 돌격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음을 깨달았다. 병사들은 우선 작고 낮은 구조물을 만들어 적의 갑작스런 공격을 막아냈다. 병사들은 이곳을 대피소로 활용해 적이 맹공을 퍼부으면 그 속으로 들어가 공격을 막아내고 때로는 돌격을 감행해 적을 격퇴하고 추격했다.
위기를 맞은 쿠리오는 아군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우며 그들 자신의 용맹함을 믿으라고 독려했다. 비록 지친 상태였지만 보병이나 기병 모두 전투에 대한 사기와 열의로 충만했다. 그러나 아군 기병은 200기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중간에 멈춘 상태였다. 기병은 용감하게 적진을 공격했고 그때마다 적을 격파했으나 패주한느 적을 멀리까지 추격하거나 말을 전속력으로 몰 수가 없었다. 반면에 적의 기병은 아군의 양쪽 측면을 포위하고 병사들을 짓밟기 시작했다.
폼페이우스 군대는 모든 물자가 풍부했따. 반면에 카이사르 오래전에 식량이 바닥나 극도의 식량난을 겪고 있었따. 카이사르의 병사들은 놀라운 인내력으로 어려움을 견디고 있었다. 병사들은 일 년 전 히스파니아에서 똑같은 어려움을 겪었떤 것을 기억하면서 각자의 인내와 용기만이 대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믿었다. 아군 병사들은 알레시아에서 극심한 궁핍을 견뎌내고 아바리쿰에서 더욱 큰 고통을 익낸 끝에 대단히 강력한 부족들을 물리치고 승리한 것을 기억했다.
나머지 아군 병사들도 오직 위험을 피하겠다는 일념으로 똑같이 뛰어내려 동료들의 시체 위로 떨어졌다. 좌익의 병사들은 폼페이우스 군대가 눈앞까지 접근한 상황에서 동료 병사들이 달아나는 것을 보았다. 안팎의 적에게 포위되는 것이 두려워진 병사들은 안전한 곳을 찾기 위해 들어왔던 길로 퇴각하기 시작했다. 모든 곳이 소란과 공포와 패주하는 병사들로 가득했다. 심지어 카이사르가 도망치는 기수들의 깃발을 움켜잡고 멈출 것을 명령할 때에도 어떤 기수들은 말고삐를 놓은 채 계속 달아났고, 또 어떤 기수들은 겁에 질린 나머지 깃발을 내팽개치기도 했다. 누구도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갈리아 전쟁기 - 율리우스 카이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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