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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위한 기록

나의 미카엘(민음사 세계문학전집) - 아모스 오즈

나의 미카엘 - 아모스 오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전부 읽겠다는 각오로 책을 사 읽고 있습니다. 그 과정 중 한 책입니다. 주인공 미카엘은 히브리 대학교를 다니는 지질학자이다. 그는 한나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합니다. 그리고 그녀와의 결혼생활을 하며 겪는 미카엘의 삶과 생각 들을 담은 책입니다. 읽으며 제가 괜찮다고 생각한 몇 부분을 소개하겠습니다우리.

1. 그가 내게로 몸을 숙였다. 그는 내 왼손을 자기 오른손에 세게 쥐었다. 그리고 나서는 내 손에 입맞추었다. 그 동작은 너무도 갑작스럽고 격렬했다. 마치 오는 동안 내내 그 동작을 연습했던 것처럼, 나한테 입맞추려고 몸을 숙이기 전에 머릿속으로 셋까지 세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2. 돌아가신 아버지는 가끔 이런 말씀을 하셨다. 보통사람이 철저한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거짓은 늘 저절로 드러나버린다고 말이다. 그건 마치 너무 짧은 담요 같은 것이다. 발을 덮으려고 하면 머리가 드러나고 머리를 덮으면 발이 삐져 나오고.

3. 우리 사이에 일종의 불편한 타협 같은 것이 존재했다. 우리들은 마치 장거리 기차여행에서 운명적으로 옆자리에 앉게 된 두 명의 여행자들 같았다. 서로에 대한 배려를 보여주어야 하고, 예절이라는 곤습을 지켜야 하고, 서로에게 부담을 주거나 침해하지 않아야 하며, 서로 아는 자신들의 사이를 이용하려고 해서도 안되는.

4. 그 가을에 미카엘은 지질학과에 조교 자리를 얻었다. 이번에는 파티로 축하하지 않고 이틀 공부를 쉬는 것으로 축하했다.

5. 남편이 문을 닫고 나가자마자 나는 맨발로 침대에서 뛰쳐나가 다시 창가로 갔다. 나는 거칠고 반항적인 어린애였다. 나는 술취한 사람처럼 목소리를 쥐어짜서 노래하고 소리쳤다. 고통과 쾌락이 서로를 불태웠다. 고통은 즐겁고 상쾌했다.

6. 나는 그들을 보냈다. 새벽이면 나에게 돌아올 것이다. 지치고 따뜻해져서 올 것이다. 땀과 거품의 냄새를 풍기면서

미카엘의 아내 한나의 관점에서 책을 서술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나가 담담하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이 소설은 굉장히 차분하고, 정적입니다.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이상하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기분이 소설에 몰입했습니다. 소설에 특별한 사건은 없지만 여운이 길게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