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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및 동기부여

한 걸음을 걸어도 나답게(오로지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 낸 강수진의 인생 수업) - 강수진

 별은 외로울수록 더 밝게 빛난다. 1982년 열다섯 소녀가 1년만 열심히 배우고 돌아오겠다는 각오로 홀로 모나코로 유학길에 올랐다. 마리카 선생님의 말만 믿고 무작정 찾아간 곳, 언어도 통하지 않는 그곳에서 지내는 일은 간신히 '살아남기'에 가까웠다. 한창 감수성 예민한 열다섯 살 사춘기 소녀에게 외로움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만 갔다. 홀로 기숙사 창가에 서서 티끌 없이 까만 모나코의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보름달이 그렇게 밝아 보일 수가 없었다. 그런 내게 친구이자 버팀목이 되어준 것은 끊임없는 연습, 연습뿐이었다.

 

 내가 매일 밤 찾은 곳은 아담한 스튜디오였다. 그곳에서 달빛을 조명 삼아 수업 시간에 배운 동작을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달빛 아래 도둑 연습은 치열했다. 몰래 하는 연습이라 음악을 켤 수 없으니 몸을 악기 삼아 발레로 리듬을 만들었다. 춤만 보고도 음악이 들리는 듯이 연습했다. 온몸의 에너지가 다 빠져나가도록 뛰고 또 뛰었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피로로 인해 꼼짝달싹할 수 없을 만큼 나를 몰아붙이는 연습이 계속됐다. 머리와 가슴이 발레 말고는 다른 것을 담을 수 없도록, 어쩌면 나는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매일 그렇게 연습했는지도 모른다.

 

삶의 무대에서 몰아치는 파도와 만나면

누구나 주저앉고 싶어 진다

하지만 그 파도가 나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갈 수도 있다.

두 손에 꼭 쥔 열정을 놓치지 않는다면

열정으로 벅찬 가슴을 믿는다면

그 무대는 온전한 나의 것이다

'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오디션에 합격하여 당시 최연소로 입단한 나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내 기대와는 달리 현실은 밑바닥이었다. 지하방 한쪽에 조그맣나 창문이 하나 있었지만 잘 열리지 안항ㅆ다. 사계절 내내 볕이 잘 들지 않으니 방은 늘 습했고 벽과 천장 곳곳에는 곰팡이가 폈다. 옷에도 몸에도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가시지 않았다. 늘 화창한 모나코와 달리 독일 특히 슈투트가르트는 흐린 날이 많았다. 그리고 추웠다. 칼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추위와 싸우며 집에서 혼자 맞아야 했다. 나는 피나는 연습을 시작했다. 매일 땀과 눈물을 쏟아냈다. 하루에 토슈즈를 서너 켤레씩 갈아 치웠다. 한 시즌에 토슈즈를 몇 백 켤레씩 닳아 없앴다. 그러자 '강수진이 이렇게 잘했었나'라며 다시 돌아볼 만큼 실력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변화였다. 시작이 늦었다고, 발전이 더디다고 포기해버렸다면 지금의 강수진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지각할 것 같으면 '에이, 어차피 늦은 거 그냥 가지 말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늦었으면 더 열심히 따라가 만회하면 되는데, 조금 늦으면 자꾸 조바심을 낸다. 빨리 가려고 편법을 쓰다가 잘 안되면 아예 포기하기도 한다. 지금은 조금 느리게 가는 것일 뿐 실패가 아니다. 지각의 늪에 빠져 '나는 이미 늦었어'라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여지없이 실패한다. 나는 토끼처럼 뛰어가는 동료들 속에서 거북이처럼 늦었지만, 부지런히 느릿느릿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스텝을 올곧게 만들어나갔다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타인이 아니다

경쟁자 역시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이어야 한다

매일매일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나와 경쟁하느라 바빠 남과 비교할 시간이 없다

다른 사람을 시기할 시간도

다른 사람과 비교해 자괴감에 빠지거나 자책할 시간도 없다

 

 몸이 아플 땐 고통을 이겨내면 그만이었지만, 마음이 아플 땐 방법이 없었다. 그래도 살기 위해서는 이겨내야만 했다. 내리막 없이 승승장구만 하는 인생은 없다. 누구나 잘하다가도 떨어지는 때가 있다. 최고의 순간이라 믿었던 때가 최악으로 찾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인생의 리듬이라 믿는다. 나는 내 인생에 찾아온 수많은 위기를 겪으며 강해졌다. 최고의 순간은 최악의 순간을 밑거름 삼아 만들어진다는 것을 배웠다.

 

  우리는 언제나 넘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아프다고 주저앉으면 그 무대는 그 인생은 거기서 끝난다. 수없이 일어섰기에 사람들이 '강수진'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듯이, 당신도 세상이 모두 아는 당신만의 이름을 가질 자격이 있다.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나기를.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꿈은 중요하다

 하지만 꿈의 저마다 크기는 다르다

 나에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이 꿈이자 목표다

 하루에 해야 할 일을 최선을 다해 낸 뒤 집에 돌아오는 것

 그것이 나의 단조로운 일상이자 간절한 꿈이다

 꿈의 크기에 비해 눈앞에 닥친 현실이 비루하게 느껴질 때

 나는 아무것도 아닌 듯 초라해질 때

 그럴 땐 하루만이라도 있는 힘껏 살고 그 단순한 보람을 느껴보라

 무엇보다 그렇게 하루를 힘차게 살아낸 자신을 믿어보라

 

 

  늘 지금, 여기, 오늘이 가장 중요한 나에게

  오늘이 없는 먼 미래의 계획이란 너무도 거창하다

  언젠간 잘될 거라는 믿음은 충만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큰 꿈만 향해 달리면 나도 주변도 지치기 마련이다

  다들 빨리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

  속도가 빨라도, 느려도, 자기만의 강점을 믿고 멈추지 않는다면

  앞으로 내딛는 스텝 하나하나를 자기답게 만들어 나간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30년간 발레를 하면서 수천 번, 수만 번 넘어졌다. 무대에서 넘어지고 부상을 입어도 웃으면서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건 애잔하고 슬픈 일이 아니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면 삶은 이어지지 않는다. 살면서 잘한 선택도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후회되는 일도 많다. 그럼에도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는, 지금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꿈은 손끝에 닿아 있다는 것을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잠자는 열정을 깨우는 강수진의 인생수업) - 강수진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잠자는 열정을 깨우는 강수진의 인생수업) - 강수진

아무도 와벽하지 않다. 하지만 누가 아무도이고 싶겠는가? 나는 아무도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았고, 아무도로 살고 싶지 않은 도전 정신이 생겼다. 동작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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